영계를 찾는 쓰레기일 뿐이라고 생각했다. 한은 미림의 눈빛이 변해가는 모습을

보며, 그녀가 자신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. 미림은 보통의

아이들과는 다른 경험을 갖고 있는 소녀였지만, 그녀 역시 아이일 뿐이었다. 그녀의

얼굴은 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완전히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.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

정도로 세상을 겪어본 나이가 아니었다. 한은 여자에게 관심이 없는 남자였고,

어린아이라면 더더욱 관심이 없었다. 그리고 이것은 일이었다. 이런 일은 가능한 한

빨리 끝내는 것이 좋았다. 거리낌없이 어깨에 걸치고 있던 가방을 화장대 위에

올려놓은 뒤 티셔츠를 벗으려고 하는 미림을 향해 한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.

북악파의 김영찬도 1초를 견디지 못한 무상진기의 기세가 미림을 향해 쏟아지기

시작했다. 티셔츠를 벗던 손을 멈춘 채 한을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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